골재 부족·손실 보전금 분쟁에 공정률 65%서 중단
시, 사업자와 법적 분쟁 예상…지방재정 부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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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슈신문=허재현 기자] 경남 거제시 행정타운 조성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골재를 팔아 공사비를 충당하는 사업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첫 사업자가 자금난에 손을 놓으면서 4년 넘게 표류하다 겨우 새 사업자를 찾았지만, 100억 원대 손실 보전금 분쟁이 불거지면서 2년여 만에 또다시 공사가 중단됐다. 시와 사업자 간 법적 분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재정을 축내는 골칫덩이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일 거제시에 따르면 옥포동 행정타운 부지 조성 공사가 9월부터 중단됐다. 행정타운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 사고에 더 신속 대응할 수 있는 행정환경을 갖추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옥포동 산 177의 3 일원에 9만 6994㎡ 규모 공공시설 용지를 조성하는 공사다.
최초 (주)세경건설 컨소시엄이 426억 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2016년 첫 삽을 떴다. 암석 판매를 통한 추가 수익이 기대되는 만큼 판매 이익금 중 약 100억 원을 추가로 정산받는 조항도 달았다. 계획대로라면 거제시는 재정 부담 없이 10만여㎡의 부지와 100억 원의 세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건설 경기 침체에다 고현항 매립 등 핵심 연계 사업 지연으로 골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공정률 12%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황에 세경 측이 이익금 정산을 차일피일 미루자 거제시는 협약을 파기하고 새 사업자를 찾아 나섰다. 이 과정에 이익금 배분 조항을 없애고 공사비도 378억 9000만 원으로 낮춘 끝에 3차에서 대륙산업개발(주) 컨소시엄이 낙점됐다.
이후 2020년 4월 공사를 재개해 순항하는 듯했지만, 공정이 진행될수록 돈이 되는 암석 대신 처리 비용이 더 드는 흙만 무더기로 나오면서 다시 제동이 걸렸다. 공정률 65%인 지금까지 골재로 사용할 수 있는 발파암은 애초 예상한 233만㎥보다 60만㎥나 적은 170만㎥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토사 발생량은 예상치(17만㎥)의 4배가 넘는 73만㎥를 넘었다. 참다못한 사업자 측은 공사를 중단하고 시에 130억 원 상당의 손실 보전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거제시는 난처한 상황이다. 앞서 시는 사업자와 맺은 협약서를 변경해 부족한 공사비를 일부 보전해 주기로 했다. 2024년 3월로 잡은 준공 목표를 맞추려면 일정 부분 시비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의회가 난색을 보이고, 최악의 경우 관계 공무원이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시 관계자는 “협약서에 손실분 보전 조항이 없어 당장은 지원할 수 없다”라면서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 요청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이 필요하다. 이 와중에 사업자 측에서 소송을 제기하면 완공은커녕, 공사 재개 시점조차 가늠하기 힘들어진다. 시는 필요하면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정상화할 계획이지만, 어렵게 사업을 마무리해도 반쪽짜리가 될 공산이 크다.
거제시는 “조만간 시의회에 보고한 뒤 향후 대처 방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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